"솔직하고, 주관적이고, 냉정하고, 가감 없는" 맛집 후기
비싸면 맛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기준으로, 내 취향대로 막 쓰는 밥집 후기!
오늘의 음식점은
그랜드하얏트 - 텐카이
결혼 후 나의 첫 생일을 맞이해서 그랜드하얏트를 다녀왔다. 오랜만에 즐기는 호캉스에 금요일 + 생일까지 겹쳐 산뜻한 기분으로 도착. 저녁이 되기 전 1층 라운지에서 망고빙수를 먹고, 스케이트를 타다보니 텐카이 예약 시간이 저녁 7시가 되어서 식당으로 입장했다. (그랜드하얏트 호캉스-망고빙수, 스케이트, 생파 이야기 보러가기. 링크)
사실 원래 테판을 가려고 했었으나 와잎이 예약에 실패했다. 한 달 전에 예약이 풀리는 걸로 아는데, 테판은 조금만 늦어도 풀부킹이 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철판 요리에는 크게 관심이 없어서 힘들게까지 예약해서 테판을 가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하튼 테판 대신 텐카이를 가게 되었고, 간단하게 꼬치에 맥주 한 잔 마시고 룸서비스를 시켜먹을 요량이었는데 먹다 보니 배 부르게 잔뜩 먹고 룸서비스는 못먹었다. 텐카이는 하얏트 정문 계단으로 한 층 내려가자마자 왼편에 있고, 대략 25~30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자그마한 사이즈였다. 바 자리에 앉으면 요리사가 연기를 풀풀 내며 열심히 꼬치를 구워주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흡기 시설이 잘 되어있는지 연기가 흡기구로 쭉쭉 빨려 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원래 계획이 꼬치에 맥주 한 두 잔 마실 계획이었다가, 막상 또 메뉴를 보니 먹고 싶은 음식들이 보여서 몇 가지를 추가 주문했다. 가격은 호텔이니까 당연히 어느 정도 비싼건 감안해야 하고, 그래서 비싼 만큼 맛있는가? 가 맛집 평가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식사처럼 먹을 생각이 없어서 디너 세트는 그닥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구성도 썩 땡기지는 않았다.
음식맛 평가
1. 꼬치구이들
모든 꼬치가 훈연 향이 넉넉하게 풍겨서 풍미가 좋았다. 맛있는 꼬치라고 할 수 있겠다. 근데 뭐, 하나에 만 원 이상이니까 맛이 없는 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 새우&관자: 처음 나왔던 꼬치. 새우 두 마리 사이에 관자 하나가 들어가 있다. 너무 육고기 위주로 많이 시키는 것 같아서 양심상 해산물을 하나 섞어서 주문한 느낌이기도 하다. 달짝지근한 소스맛에 훈연향이 느껴지고, 대단히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맛있는 편.
- 닭고기 츠쿠네: 닭고기를 다진 함박스테이크 식감의 꼬치 (※함께달려요는 요리에 대한 식견이 넓은 사람은 아닌지라 부족한 상식선에서 표현합니다ㅎ). 달달한 소스에 계란 노른자를 풀어서 찍어 먹는다. 기본적으로 닭고기에 달달한 간장소스 느낌이면 다 맛있다. 츠쿠네도 맛있었고, 와이프도 좋아해서 하나 더 시켜먹었다.
- 닭날개 & 닭껍질: 이 두 가지는 원래 맛이 없을 수가 없다. 훈연향이 강하게 나서 맛있었다. 두 꼬치 합친 가격이면 나의 최애 치킨 중 하나인 교촌허니콤보를 시켜먹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잎한테 얘기했더니 '그러게?' 하면서 웃었다. 비싸면 맛있어야 한다.
- 방울토마토: 모든 음식을 다 먹고 난 후 입가심으로 와잎이 시키자고 해서 시켜먹었다. 앞쪽 두 방울은 그냥 방울토마토를 구운 맛이었고 뒤쪽 두 방울은 훈연이 더 잘 된건지 조금 더 훈연꼬치 느낌이 났다. 굳이 구운 방토가 먹고 싶다면 그냥 집에서 구워먹자.
2. 양갈비 평가 (추천)
너무 육식만 하는 것 같아서 우동을 시키려다가 와잎이 내가 양갈비 좋아하니까 먹자고 해서 양갈비를 시켰다. 양갈비 세덩이와 참나물절임이 나오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장 괜찮았다고 생각되는 요리다.
양이 생각보다 많았고, 양갈비는 적당하게 구워졌고 육질이 보들보들한 것이 식감도 좋았다. 계속 먹다 보면 조금 느끼하다 느껴지는데 그럴때 참나물절임을 슬쩍 곁들여 주면 또 다시 고기가 훅훅 잘 흡입된다. 계속 느끼하다면 꼬치 소스나 츠쿠네 간장 소스에 찍어 먹어도 괜찮았다. 강남 고메렘이랑 비교했을 때, 맛과 양 측면에서 가격이 착하게 느껴져서 와잎과 나 둘 다 아주 괜찮다고 호평을 하면서 먹었다. 텐카이 양갈비 추천 드립니다.
2. 문어구이 (추천)
원래 나는 문어 요리에 크게 관심이 없었다가, 언젠가 압구정 화빙장에서 문어구이를 맛있게 먹어 보고선 이게 꽤 맛난 요리라는 걸 알게 됐다. 텐카이 문어구이는 화빙장 문어구이와 비교했을때 식감은 조금 더 쫀득하고, 달달한 소스맛이 더 많이 났다. 감자퓨레의 살짝 느끼하고 고소한 맛이 문어의 달달한 맛과 잘 어우러져서 안주용으로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였다. 메뉴판을 다시 보니 트러플 오일이 들어가있다고 되어 있는데, 그냥 맛있다고 퍼먹어서인지 트러플향이 났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어쨌든 사진으로도 느껴지는 쫀득한 문어구이의 식감과 적당히 달달한 소스맛이 꽤나 흡족했다. 양은 와잎과 나는 둘 다 소식하는 편이라 양갈비와 문어구이 두 음식을 먹으니까 배가 꽤 부를 정도의 양이였다.
총평
텐카이는 대단한 요리를 먹어야겠다는 느낌보다는 소소하게 분위기 내면서 맥주 한 잔하고 싶을때 가면 적절한 식당이었다. 가격은 소소하진 않지만, 애초에 호텔에 기분 내려고 간거니깐 봐줄만 하다. 꼬치보다는 요리가 조금 더 가격대비 훌륭한 느낌이고, 꼬치는 그냥 입가심으로 몇 개만 먹으면 되겠다.
"다음에 또 갈 것인가?"
이 질문이 항상 내 기준 찐 맛집을 가르는 기준이다.
텐카이는.. 글쎄... 하얏트에서 다른 음식점 예약이 안됐다면? 맥주 한 잔 정도 가볍게 땡긴다면?
갈 수도 있겠다.
함슐랭 평점: 3점 (5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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